우리는 최첨단 기술의 삶에서 살고 있음을 많이 느낀다. 무엇인가 사고 싶어 인터넷에 검색을 하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다른 포털과 SNS에서 내가 사고 싶은 것들을 추천해준다. 심지어 이것들은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우리는 소비를 하게 된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아이,로봇> 스틸컷
2004년 개봉한 영화 **<아이 로봇>**에서는 인간과 로봇이 함께 공존해 나아가는 삶을 보여준다. 당시 우리는 생각했을 것이다. **‘영화적 소재가 굉장히 참신하다’**라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해당 영화처럼 무결성을 띄는 로봇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인공지능에 의해 추천된 물품을 구매하는 등의 사소한 것까지 이들과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영화의 내용 안에서 언급되듯 **‘로봇이 과연 인간의 고유 능력과 영역에서 어디까지 유사해질 것인가?’**를 우려를 해야 할 단계까지 발전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 게티이미지 코리아
이렇게 발전해가는 와중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최근 우리에게 충격적일 정도로 다가왔다. 바로 ‘**챗GPT’**의 등장이다. 챗GPT란 채팅의 줄임말과 '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챗GPT는 이용자가 대화 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에 맞춰 대화를 함께 나누는 서비스로, 공개 후, 단 5일만에 이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특히 질문에 대한 답변은 논문 작성, 번역, 노래 작사·작곡, 코딩 작업 등 광범위한 분야의 업무 수행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AI와는 확연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는 기술이다.
챗GPT는 인간과 비슷한 대화를 생성해 내기 위해 수 백만 개의 웹페이지로 구성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사전 훈련된 대량 생성 변환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사람의 피드백을 활용한 강화 학습을 사용해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고 질문에 대한 답변도 제공한다. 대화의 주제는 지식 정보 전달은 물론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한 답변 및 기술적 문제의 해결방안 제시 등 매우 광범위하다. 또 대화의 숨은 맥락을 이해하거나 이전의 질문 내용이나 대화까지 기억해 답변에 활용하는 등 기존의 챗봇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위의 문장에서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할 문장이 있다. 바로 이러한 인공지능이 이제는 단순한 지식 정보 전달이 아닌 창의적 아이디어를 동반한 해답을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AI의 움직임은 점차 창작자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이것은 영화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6호 뉴스레터의 ‘영화 이슈 여기 이슈’ 코너에서 언급한 AI 영상 스타트업 기업인 Runway ML 에서는 AI 영화제를 개최하여 우승 상영작에게 1만 달러의 상금을 주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며, 최근에는 세계적인 영화제로 평가 받고 있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는 ‘아그로 드리프트’ 라는 AI 영화를 수용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해당 AI 영화를 관람했던 사람들이 상영 10분 만에 상영관을 나가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으며, 영화가 끝이 난 뒤, 기립 박수를 하며 극찬하는 관객들도 등장하며 상반된 의견에 흥미진진한 상황이 연출 되었다.
물론, 해당 영화들의 주제와 내용 전개는 모두 AI 영화 제작자가 직접 텍스트로 입력하였고 영화의 표면적인 기술들만 AI가 활용이 되었다. 영화의 주제와 전개는 사람이, 해당 재료로 영화를 만드는 것은 AI가 한 것이다. 사실, 이러한 상황을 본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CG기술에 들어가는 돈을 아낄 수 있는 것 아닌가?” , “조금 더 창의적이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효과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영화를 만드는 제작 기간이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2023 국제 저작권 기술 콘퍼런스>
이러한 의견들이 대다수인 것 같다. 최근, 나는 서울에서 진행된 **<2023 국제 저작권 기술 콘퍼런스>**에 다녀왔다. 최근 모두가 쉽게 챗GPT와 같은 AI기술을 이용하여 창작물을 만드는 시대에 AI가 만든 창작물의 저작권과 관련하여 윤리적 법적 등의 다양한 의견을 논의를 하는 자리였다.
많은 이해관계자 분들이 오셔서 영양가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셨지만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이야기는 미국 영화 협회 부사장의 ****강의였다.
그는 현재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이러한 AI 기술을 이미 영화 후반 작업에서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2022년 많은 인기를 받았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후반작업으로 AI가 사용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사례로 그는 이러한 AI 기술은 점차 영화 후반 작업에 있어서 용이함과 가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러한 맥락 속에 강조하는 문구가 있었다. 바로 ‘AI는 영화의 보조적 도구여야만 한다’ 라는 것이다.
이 말은 단순히 AI가 영화가 나타내는 명사인 **‘창작성’**을 넘볼 수는 없다라는 말로도 들리지만 한편으로는 AI가 영화 시장을 지배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나는 ‘AI가 영화 시장에 일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으면 안된다.’ 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알 것이다. 영화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무수히 많은 인적 자원들이 투입된다는 것을. 기획 제작 편집 단계 모두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영화를 만드는 총 책임자를 **‘영화감독’**이라고 부른다. 영화를 단순히 만드는 것이 아닌 다양한 영화 제작 단계에서 이해 관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조정하고, 합의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영화 감독의 재능이 발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해당 영역에서 뛰어난 사람을 영입하고, 해당 영역에서 반짝이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성장시키고 이러한 영화의 뒷이야기들이 조화를 이루어 우리 앞에 보여지는 영화들이 더욱 의미 있어지고, 매력적으로 보이게 된다고 본다.
만약, 이제는 영화의 외부적 기술 뿐만 아니라 내적인 주제와 전개 부분에서도 AI가 모두 관여하여 위의 과정 없이 몇몇 사람들의 ****텍스트만으로 만들어지는 영화는 **‘완벽한 영화’**로 나올 것이라고 본다. 극찬할 만할 것이다.
이러한 AI가 만든 영화가 극찬 받는다면 내가 지금까지 말한 AI는 영화의 보조적인 역할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시장 속 인간의 일자리까지 가져가는 것은 합리화 될 수 있다고 본다. AI가 만든 영화가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영화보다 뛰어나다면 우리 같은 영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 다만,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AI가 만든 ’완벽한 영화’
물론 영화가 완벽한 형태를 갖출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런데 과연 영화는 무조건적으로 완벽한 과정과 모습을 띄워야 하는 것일까? 카메라의 미세한 흔들림, 배우들의 애드리브,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 등의 예상할 수 없는 ‘실수’와 ‘오류’들은 영화에 희소성과 색다름을 첨가해주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