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번 주말에 영화관이나 갈까?”
과거에 쉽게 나누면 우리들의 대화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꾸준히 상승하는 티켓 값으로 영화는 이제 고급 취미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대중적이고 접근성이 낮은 영화는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소한 문화 생활의 범주를 벗어났다. 이전 고급 문화 생활로 여겨지던 미술관, 연극, 뮤지컬 관람으로 유출이 되기도 한다. 통신사 할인,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할인이 된 연극과 뮤지컬의 티켓은 영화 티켓과 팝콘 값을 합치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출처: 영화진흥위원회(2022)
코로나19 이전인 2014년(9,000원)부터 2019(1만 원)까지 5년 간 티켓 값이 1,000원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과 2019년 대비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2%인 데에 비해 티켓 값은 40% 가까이 올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비싸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비난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로 인해 통제가 제일 심하던 상황부터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는 모든 과정 속 영화관에서 알바하던 나는 이 상황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보고 느낄 수가 있었다. 마스크 착용으로 시작해 방역 패스 (백신 접종을 하고 2주가 지난 접종자나 코로나 검사로 미감염을 증명할 수 있는 사람만 다중 시설을 이용하는 제도), 좌석 간 거리 두기, 취식 불가 등…이러한 번거로움으로 관객들은 하나둘 영화관을 벗어났다.
텅 빈 영화관에서, 팝콘 냄새가 사라진 영화관 매점에서 관객들을 기다리며 청소만 하던 시간도 있었다. 빈 좌석이 익숙한 나머지 고객들이 찬 상영관이 오히려 낯설어지던 시절이다. 이렇게 관객이 줄어들자, 영화사들은 영화 개봉 시기를 늦추게 되고, 상영작은 줄어들고, 다시 관객은 없게 되는 최악에 사태가 된 것이다. 상승하는 물가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영화관에서 조금 멀어졌던 우리는 영화관을 안 가더라도 충분히 콘텐츠를 즐길 방법을 알게 되었다. 친구들 몇 명과 모여 함께 구독하는 OTT로 가장 편한 나의 공간은 순식간에 영화관이 되어 버린다. 그뿐만 아니라 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수많은 드라마, 영화를 골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너무 많이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게 될 정도로) 또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로 우리의 시야를 바꿔버린 숏폼이 크게 성장하면서 장시간 집중력을 요구하는 영화는 지루하게 느껴지게 된다. 그 결과 연출과 미장센 없이 내용만 몰아보는 숏폼과 유튜브 콘텐츠로 빠지게 된다.